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
오후 3시.
오후 3시가 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간식을 준비한다.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코코아와 함께
약간의 과자를 그릇에 담아 내기도 하고,
우유와 도너츠같은 간단한 빵을 내기도 하고,
선물로 들어온 비싼 간식을 아껴두었다가
조금씩 꺼내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3시가 으례 간식시간인 줄 알고
그 시간이 좋아서 시계를 그릴때에는,
시각은 늘 세시다. ㅎ

*
내가 좋아하는 그릇가게가 있다.
자전거를 타고 20분정도 달리면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곳에
작은 가게가 심지어 팻말도 없이
덜렁, 있다.
언젠가 이 그릇가게는 꼭 한번 소개하고 싶다.
작가가 만든 그릇도 팔고,
작가의 옷도 팔고,
냅킨, 리스, 작은소품 등
모두가 작가들의 작품들이라
가격은 비싸지만
하나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한 달에 딱 2번,
맛있는 케익을 판다.
토요일, 케익을 판다는 공지가 떴다.
실은 이 가게에서 케익을 사는 것은 처음이다.
오후 1시 30분부터 판매개시라길래
1시즈음에 갔는데
벌써부터 삼삼오오 줄을 서 있다.
모두들 자주 오는 단골인가보다.
새로 사람들이 하나 둘 올때마다
서로 인사들을 하고,
안부를 묻는다.
중간에 끼인 나는 은근히 멋쩍다.
그냥 내 느낌이지만
다들 옷차림의 취향이 멋진 것 같다.
케익은 소량 한정판매였기에
나에게까지 순서가 올까하며
기다렸는데
아슬아슬하게 나도 고를 수 있었다.
여섯가지 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중에서
사쿠라 몽블랑 桜モンブラン ,
사쿠라 롤케익 桜のロールケーキ
두가지를 골랐다.
봄이니까.
사쿠라 さくら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봄바람 만큼이나 가볍게
씽씽 집으로 달려와
그 가게에서 산 그릇에 담았다.

부농부농한 사쿠라케잌.
예쁜 것들이 입안에 들어가니
살살 녹는다.

아이들과 함께 한
오후 세시의 간식시간.
하루는 변함없이 24시간이다.
초침과 분침은
분명 매 순간 같은 속도로 이동할터인데
시간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은 벼락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 순간은 거북이보다도 더디게 흘러간다.
또 그 시간의 흐름속에서
행복의 결이 특별히 농밀한 시간이 분명있다.
촘촘하게 행복했던
우리의 오후 세시.
잘 먹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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